신체영토에서 신체주권으로 
성폭력 피해생존자 및 시민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몸, 감정, 감각의 영역을 건강하게 인지하고 재구축하기 위한 일련의 움직임 워크숍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몸과 감정, 감각의 영역을 ‘영토’라는 개념을 통해 알아보고 그 위에 올바른 '주권'을 행사하는 방법을 움직임으로 찾아갑니다.  또한  ‘영토의 공유지’에서 타인과 교류하면서 발생할하는 상황에서 내 몸의 주권을 건강하게 행사하면서도 타인 권리를 존중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봅니다.  

'신체영토', '감정영토', '감각영토' 위에 우리들의 '신체주권'을 즐겁게 행사해보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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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개요] 

*예술장르: 움직임
*대상: 피해생존자 또는 시민 누구나
*소요 시간과 회기: 총 4회 (각 2시간)  
 

1회차: 영토 탐험
우리를 구성하는 몸, 감정, 감각의 고유한 영토를 한땀 한땀 느껴보는 시간입니다. 내 안에 자리한 각각의 영토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2회차: 몸, 감정, 감각의 지도
나만의 몸, 감정, 감각의 영토를 완성해 보는 시간입니다. 
지도를 따라 이동하면서 나와 타인의 영토와 만날 때, 우리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교류하게 될까요?


3회차: 감정의 네 영토
가끔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감정들이 있습니다. 
분노, 슬픔, 불안, 우울. 이 네 가지 감정은 오늘 내 몸 안에서 어떤 모습으로 앉아 있을까요? 
네 가지 감정의 영토에 건강한 경계를 세운 후 함께 걸어봅니다 


4회차: 우리들의 신체주권
내 몸, 감정, 감각의 영토에 건강한 주권을 행사하는 일, 그 마땅한 훈련을 즐거운 놀이처럼 해보는 시간입니다. 



* 청소년용 프로그램은 회차당 90분으로 진행되며 집단의 특성에 따라 순서와 내용에 변경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오픈 소스가 아닌 착지술 내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소스로 만든 모든 프로그램은 저작권자의 허락 없는 공개 및 시연이 불가합니다.
* 각 프로그램에 관한 더 자세한 안내 및 프로그램 의뢰는 이메일로 연락주세요.



*저작권 표기
회차제목오픈소스 여부 저작권
1회영토 탐험 오픈 소스 아님감성스터디 살롱 오후의 예술공방
(라무, 나무늘보, 늘) 
2회몸, 감정, 감각의 지도 오픈 소스 아님감성스터디 살롱 오후의 예술공방
(라무, 나무늘보, 늘)
3회감정의 네 영토오픈 소스 아님감성스터디 살롱 오후의 예술공방
(라무, 나무늘보, 늘)
4회우리들의 신체주권오픈 소스 아님감성스터디 살롱 오후의 예술공방
(라무, 나무늘보, 늘) 


[프로그램 소개] 


너와 나의 신체영토, 그 안에 깃든 힘-

 
‘국가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권력. 대내적으로는 최고의 절대적 힘을 가지고, 대외적으로는 자주적 독립성을 가지는 힘’. 우리는 이를 주권이라 부릅니다. 주권은 국토라 불리는 영토, 영공, 영해에서 국가가 행사하는 절대적인 권력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불행히도 ‘주권을 강탈당한’ 일제식민기를 거쳐 해방과 함께 ‘주권을 회복한’ 역사를 갖고 있지요. 민주주의, 자본주의와 함께 주권개념이 공고화된 오늘날에는 소비자주권에서 데이터주권에 이르기까지, 지금 우리는 주권이라는 단어가 일반화된 시대를 살아갑니다.
 
그 선상에서 최근에는 ‘신체주권’이라는 표현도 등장합니다. 잠시 물러나 생각해봅니다. ‘신체주권’이란 무엇일까. 5년 전, 미투의 한복판에서 무용계의 공고한 위계질서를 통감하며 무용수의 몸엔 주권이 없다는 걸 복잡한 심경으로 깨닫게 될 즈음, 신체주권이라는 단어의 무게는 남다르게 다가왔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성폭력 피해생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회복의 작업에 굳이 ‘주권’이라는 단어를 쓰려고 할까. 주권이 범람하는 시대, 집단 대 집단의 이익이 부딪힐 때 특정 집단의 권리를 무조건 사수해야 할 절대적 권리로 호도할 수도 있는 ‘주권’이라는 단어의 가볍지 않은 무게를 생각하며, 우리는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회복의 경로는 더딘 능선의 형태를 띤다.’ < 상(上)-여자의 착지술 >을 소개하는 첫 문장입니다. 능선을 띤다는 말은 무너졌다 차오르고 다시금 무너지는 고통의 소용돌이 속에서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 생존자들의 감정, 감각, 몸의 세 영역이 겪는 회복의 길은 결코 단선이나 직선이 될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생존자가 스스로를 다스릴 힘을 외부가 아닌 자신에게서부터 되찾는 과정이 핵심인 이 길 위에서, 우리는 ‘외부로부터 명령을 받지 않으면서 자신에게 자주적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최고의 힘’이라는 주권의 정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히나 성폭력의 경우, 가스라이팅을 통한 피해 사례만 보더라도 한 개인이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벗어나 다시금 스스로에게 최고의 힘을 부여하는 과정의 중요성은 여러 번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을 것입니다.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를 ‘생존자’라 부르는 이유는 ‘피해자’라는 단어에 깃든 수동성, 즉 가해자의 힘만 부각시키며 정작 피해를 입은 당사자를 수동적인 존재로 낮추어보는 시선 때문입니다. ‘생존자’라는 단어에는 폭력의 상황에서 스스로의 존엄과 생존을 위해 일어나 맞선 자라는 적극적인 능동성이 함의되어 있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신체와 주권이라는 단어를 결합한 ‘신체주권’이라는 표현은 우리 몸이 지닌 존엄과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를 오롯이 통치할 힘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우리에게 환기시켜 줄 것입니다.
 
‘피해생존자가 예술로 직접 만드는 회복키트’라는 모토로 시작한 < 상(上)-여자의 착지술 >을 지난 5년간 운영하면서 우리는 2023년부터 시민대상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까지 프로그램을 확대하였습니다.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주권을 행사하는 실질적인 영역인 국토의 3요소 개념을 빌려와 아직까진 생소한 단어인 ‘신체주권’을 모티브로 ‘신체영토’, ‘감정영토’, ‘감각영토’라는 개념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영토의 공유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가시화하는 일련의 움직임 프로그램을 통해 어떻게 그 안에서 건강한 안전망을 세울 수 있을지 고민하였습니다. 지나온 시간을 복기하며 휘몰아치고 굽이진 수많은 골목들, 때로는 막힌 듯 보이는 수천 개의 능선들이 만들어내는 크고 작은 오솔길을 걷다, 어느 순간 우리가 기적처럼 함께 걸으며 회복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주권의 개념으로 넘어와 어느 헌법학자의 말처럼 “주권의 행사를 위해서는 일정한 절차와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한 절차와 과정을 통해 파악된 주권의지를 사후적으로는 모든 규범(norm)의 원천으로 상정할 줄 알아야 헌법질서가 작동하는 것이다”라는 표현을 우리는 신체주권에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즉 ‘피해생존자들이 침해 당한 신체주권을 일상에서 다시금 행사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절차와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한 절차와 과정을 통해 파악한 생존자 개개인의 주권의지를 사건의 재판 절차가 끝난 후 일상을 아우르는 모든 규범의 원천으로 상정할 줄 알아야, 무너진 일상의 질서는 다시금 작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이제 신체주권, 신체영토, 감각과 감정의 영토, 그리고 영토의 공유지라는 일련의 새로운 단어들과 이를 근간으로 생존자, 시민들과 함께 자신의 영토를 돌아보고 건강하게 주권을 행사하는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 상(上)-여자의 착지술 >과 함께한 5년, 그리고 실은 그 이전부터 각자의 삶의 역사 속에서 시작된 치열한 고민을 결과물로 내놓는 지금, 본 프로그램에 참여할 여러분에게도 앞으로 다가올 시간이 내 삶의 영토를 잠잠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우리는 바랍니다.


 
< 상(上)-여자의 착지술 > 신체주권팀(라무, 늘, 나무늘보)을 대표해 나무늘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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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념 제안 
  상-여자의 정의 (2024.6.2. update) 
신체주권

한 개인이 몸, 감정, 감각으로 구성된 신체 영역에서 의지적으로 행사하는 최종 권력입니다. 

자신의 몸, 감정, 감각을 자주적으로 운용하는 힘이자 대외적으로는 타인이 행사하는 힘을 거부할 독립성을 가집니다. 

다시 말해 신체의 물리적 측면뿐 아니라 정서적 측면까지 포함한 모든 권한이 나에게 있음을 말합니다.

신체영토

몸, 감정, 감각으로 구성되는 신체 영역에서 우리는 움직임을 일으키는 몸을 ‘신체영토’라는 개념으로 새롭게 제안합니다.
 
물성을 가진 몸에서 출발해 몸이 움직이는 반경과 공간을 우리는 영토의 개념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감정영토

‘감정영토’는 감정을 나를 구성하는 영토의 일부로 바라봅니다. 한 개인의 감정이 발생하여 자신과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타인의 감정과 교차, 공명하는 범위를 포함합니다.
 
우리는 ‘감정영토’라는 개념을 통해 그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감정과 감정의 충돌 지점을 조망하고자 제안합니다.
 
감정을 주권적으로 다루는 연습은 중요하며 신체운동, 감각기관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습니다.

감각영토

개인이 자신의 신체를 운용하기 위해 사용하는 오감의 영역을 우리는 ‘감각영토’라는 개념으로 제안합니다.
 
오감(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으로 구성된 감각영토는 외부에서 오는 자극이나 신진대사 등 수많은 일들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섯 가지 감각에 개별적으로 접근해 인식함으로써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좀 더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는 건강한 영토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영토의 공유지

개인과 타자의 신체, 감정, 감각의 영토가 교차는 지점으로, 영토가 공유되는 상황에서 건강한 공유 방법이 구축되지 못할 때, 분쟁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영토의 공유지를 건강하게 공유할 권리와 방법은 모두에게 주어진 숙제입니다. 서로의 상황을 조율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바탕으로 공유지의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것은 중요합니다.

알아차림

알아차림은 모든 행동과 생각을 잠시 멈추고 ‘지금을 감각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매 순간 ‘지금’에 현존하는 것입니다.

회복능선

한 개인이 지나온, 그리고 앞으로 지나게 될 회복의 여정을 드러내는 선.
 
오르락내리락하는 능선의 모양처럼 개인에게 맞는 회복의 정도도 각기 다릅니다. 직선의 상태는 경직이나 한 곳에 고착됨을 의미하기 때문에, 회복의 모양과 성질은 곡선, 유연성을 내재한 다양한 능선의 형태를 띱니다. 

따라서 자신에게 알맞은 회복의 능선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합니다. 



참고자료들 

국내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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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치유라는 이름의 폭력」. 강진경 옮김, 후마니타스, 2022. 
김슬기 · 김지수,  「농담, 응시, 어수선한 연결」. 가망서사, 2022.
김혜선 · 신주연,  「다문화 시대의 상담자 교육 : 비판적 의식과 상호교차성을 중심으로」,  한국심리학회지: 상담 및 심리치료』 2호. 2020: 667-692.
그레고리 번스,   「'나'라는 착각 : 뇌는 어떻게 인간의 정체성을 발명하는가」. 홍우진 옮김, 흐름출판, 2024.
레나테 짐머,  「감각과 지각」. 김인옥 옮김,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2006.
안토니오 다마시오,  「느낌의 발견 : 의식을 만들어내는 몸과 정서」. 고현석 옮김, 아르떼, 2024. 
앨리스 세펴드,  「급진적으로 존재하기」. 박우진 옮김, 가망서사, 2023.
윤단우,  「기울어진 무대 위 여성들」. 허사이트, 2021.  
윤단우,  「여성, 신체, 공간, 폭력」.  허사이트, 2021.  
이선화 · 마민지 · 천샘 · 김하람 · 서경선 · 탁수정 외,  「여자를 일으키는 여자들」.  허사이트, 2023.  
장애여성공감, 「어쩌면 이상한 몸 : 장애여성의 노동, 관계, 고통, 쾌락에 대하여」.  오월의봄, 2018.  
피터 레빈, 「무언의 목소리 : 신체 기반 트라우마 치유」. 박수정 · 유채영 · 이정규 옮김, 피와이메이트, 2020.  
함재학,  「국민주권과 대의제도: 이상인가 환상인가?」,  『법철학연구』 24권 2호.  2021: 341-378. 
함재학,  「국민주권과 정치신학: 헌법이론의 탈주술화는 요원한가?」,  『법철학연구』 19권 2호.  2016: 177-206.


국외문헌

Lee, Hyun and Heejung Yi,   "Intersectional discrimination, bullying/cyberbullying, and suicidal ideation among South Korean youths: a latent profile analysis."  International Journal of Adolescence and Youth  27(2022): 325-336. 
Renstler, Carrie and Benjamin Nothwehr, Ayesha Vemuri, Arianne Kent, Nina Morena, and Emma Blackett,  "Survivor-Centerd Research : guidelines, principles, resources." 
Dietzel, Chris and N Kalwani, T Samardzic, A Dodge, S Dunn, K Mendes,  "Technology-Facilitated Gender-Based Violence among Young People: Synthesizing the research to promote digital safety in Canada." 
Dietzel, Chris,  "Exploring connections between sexual violence and dating apps: a focus on the experiences of men who have sex with men."  Interrupting Sexual Violence: The Power of Law, Education, and Media. 219–239. 


기타
American Dance Therapy Association   |    https://www.adta.org   
KBS 다큐클래식 < 다르마 > 2편 치유. KBS. 2024/5/15.    |  https://youtu.be/ZyqH1C9cf0g?si=WB0i0yBPGQmxhom9
Learning Newtwork and Knowledge Hub   |    https://youtube.com/@learningnetworkknowledgehub?si=sDmd1f6lCy8sQJvd
“최근 밝혀진 과학적 사실” 하버드 대학교가 제안한 최고의 정신 건강 비법 (조벽 교수 3부) | 지식인사이드 https://youtu.be/9JHyFmy992w?si=ScQYOkoRjhgK2N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