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자의 착지술
‘상-여자의 착지술’은 예술계 내 성폭력 피해자, 생존자, 연대자가 모여서 시작되었습니다. 2015년부터 한국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으로 각자의 예술 분야에서 분투했던 다큐 감독, 만화가, 무용가, 작가, 치료 전문가, 화가가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회복을 돕는 상-여자의 착지술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모였습니다.
미투 이후 법과 제도적 변화는 활동가들이 환영할 만큼 나아가지 못했고, 피해생존자, 연대자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회복을 위한 지지 기반은 아직 위태롭습니다. 우리는 피해생존자, 연대자로서 운동 이후를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물었고, 때론 환멸과 실망감을 안겨주었던 예술로 무엇을 해나갈 수 있는지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을 지지할 장소를 만들기 위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생존자 자신에게 필요한 회복 방법을 직접 찾는 여정으로 시작된 예술 프로그램 개발을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했습니다. 더 많은 생존자, 연대자의 회복을 돕고 연대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전국 3개 도시(부산, 전주, 서울)에서 워크숍을 열었으며, 참가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예술로 안전한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서 같이 놀고 웃고 울고 듣고 말할 때, 참여자, 진행자 모두가 회복하고 성장한다는 걸 발견하였고, 앞으로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들과 이 놀이와 환대의 시공간을 나누고자 합니다.
성폭력 피해자, 생존자의 회복은 당사자 혼자가 아닌 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하는 문제이기에, 2023년부터 예술 기반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성폭력 예방 교육의 다양화에 기여하고자 존중, 평등을 몸의 감각으로 느끼고 자기 경험을 예술로 안전하게 표현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몸의 감각을 돌보고 살피면서 성폭력 피해자, 생존자의 어려움에 공감하며 그들의 회복에 조력하고, 나아가 우린 모두 다른 존재라는 것을 포용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