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결 인터뷰 : '언박싱'의 기획과 개발을 종료하며]
상여자의 착지술에서는 남성에게 요구되는 성별 고정관념을 되짚어보기 위한 프로그램인 '언박싱'을 개발하기 위해 2023년 4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연구과 심화 과정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러나 전체 개발 과정에서 여러 차례 난관에 직면하였고, '언박싱' 팀의 멤버인 자청, 늘, 라무는 프로그램의 개발을 종료하기로 중지를 모았습니다. 상여자의 착지술에서는 본 프로그램의 기획에서 종료까지 전체 과정을 복기하며 팀원들의 인터뷰를 마지막 기록으로 남깁니다.
본 기록은 2023 캐나다 리서치 트립에서 만난 맥길대의 캐리 렌슬러 교수에게 영감을 받아, 건강하고 안정적인 헤어짐의 방식을 고민하며 팀원들과 진행한 복기와 평가를 담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개발을 포기하기로 결정하면서, 팀원들이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다음을 기약할 공동의 믿음과 의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우리는 이 기록을 남깁니다.
전체 인터뷰는 상-여자의 착지술에서 기획을 맡고 있는 마밍과 나무늘보가 2024년 4월 19일부터 5월 20일까지 총 3회에 걸쳐 언박싱 팀원들을 개별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한 달 동안 전 과정을 함께 톺아보고, 질문하고, 평가하고, 갈무리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치열하게 게워 낸 종결의 수순이 단체 내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의 지점을 점검하고 변화시키려는 노력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또한 수많은 프로젝트 그룹이 만들어지고 해체되는 문화예술계에서, 때로는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그 시간을 지워버리지 않고 어떻게 갈무리해야 할지 고민하는 예술인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획의도]
'언박싱’은 남성에게 요구되는 성별 고정관념을 풀어 헤쳐보고 다양한 남성다움을 발견하고 존중하는 걸 목표로 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성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성평등이 모든 시민에게 어떻게 좋은 것인지 공감과 이해가 아직 부족합니다. 이런 상황은 남성들이 백래시에 참여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고, 사회 갈등을 일으키며, 결국 남성 자신의 권리까지 침해할 수 있는 문제로 연결됩니다. 폭력, 위계와 연결된 남성성과 남성문화가 남성과 다른 존재에게 미치는 영향을 예술 매체와 게임 방식으로 다시 살펴봄으로써 자유롭고 건강한 남성성을 무엇인지 함께 모색합니다.